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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영화 리틀 포레스트 한국판 줄거리 해석 감상

by 비화시 2022. 3.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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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원은 사범대 졸업 후 아르바이트를 하며 임용고시를 준비하지만 불합격합니다. 함께 시험을 준비하던 남자친구의 합격소식은 그를 더욱 위축하게 합니다. 혜원은 모든 연락을 끊고, 아무도 살고 있지 않은 고향집을 찾아갑니다. 이때 혜원은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잠시 '들르는 것'이라 말합니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 한 장면, 고향집으로 가고 있는 혜원

 

수능을 끝내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 혜원의 엄마는 편지 한 통을 남기고 갑자기 사라집니다. 이 일로 인한 엄마에 대한 애증은 혜원을 늘 따라다닙니다. 고향집에 머무는 동안에도 엄마와의 기억, 특히 엄마의 요리에 대한 기억들과 함께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혜원은 엄마의 요리, 그리고 선택을 서서히 이해해 가게 됩니다.

 

영화는 요리를 하는 것과 먹는 것을 비중있게 다룹니다. 혜원이 고향집을 찾게 된 이유도 도시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먹었던 쉰내 나는 차가운 편의점 도시락으로는 허기를 채울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잠시 머문다고 했던 혜원은 사계절을 다 보냅니다. 고향 마을 농작물들처럼 그 계절답게 일상을 보내며 그 계절다운 요리들을 하고 먹습니다.

그렇게 허기를 채우고, 다시 도시로 갑니다. 그것은 도망쳐 왔던 문제들을 해결하고 고향집으로 '돌아가기' 위한 준비를 하기 위해서였죠. 영화는 고향집으로 '돌아온' 혜원의 모습을 담으며 끝이 납니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 일본판이 사실적이라면 한국판은 예쁘게 가공된 느낌입니다. 고향집은 힙한 감성으로 리모델링되어 있는 한옥이고 그 안의 가구며 식기들은 감성 브이로그를 보는 듯 마냥 근사합니다. 일본판에는 없는 꽁냥한 로맨스 요소도 추가되어 있고 등장 인물들도 비교적 극적인 요소들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일본판보다는 한국판을 재밌게 보는 분들이 많지요. 둘 다 그것대로 좋았습니다.

 

영화가 말하는 것이 자, 당장 이 각박한 현재를 벗어나 귀농해서 감성있게 건강한 요리를 해 먹읍시다! 는 아닙니다. 인생을 살면서 필연적으로 느끼는 허기를 채워줄 수 있는 무언가를 갖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영화는 얘기합니다. 그 무언가가 바로 리틀 포레스트, '작은 숲'이겠지요.

 

한 장면

영화 리틀 포레스트 한 장면, 고향집을 찾은 혜원이 배추된장국과 쌀밥을 먹고 있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 한 장면, 고향집에 도착해 배춧국과 밥을 요리해 먹고 있는 혜원 

영화 중 가장 좋았던 요리를 꼽으라면, 혜원이 고향집을 찾았을 때 처음 해 먹은 배춧국과 쌀밥입니다.

추위와 허기에 지쳐 있다가 한 줌 채 되지 않게 남은 쌀을 발견한 후 쌀을 안치고, 눈 덮인 마당에 방치된 채 얼어있던 배추 밑둥을 캐다가 배춧국을 끓여 먹지요. '마침' 거기에 있던 사사로운 것들로 한없이 얼어 있던 혜원의 몸과 마음을 한 순간 데워 준 그 밥상이 그렇게도 좋더라고요. 이 영화를 몇번이고 다시 본 이유도 그 따듯한 밥상 때문이지요. 그런 밥상이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한 줄 평

나만의 작은 숲을 갖자!

 

 

영화정보

  • 리틀 포레스트 (2018)
  • 감독 : 임순례
  • 각본 : 황성구
  • 원작 : 이라가시 다이스케 <리틀 포레스트>
  • 출연 : 김태리, 류준열, 문소리, 진기주 등
  • 상영시간 : 1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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